달콤한 노래(레일라 슬리마니) - 최소한의 안전망

'달콤한 노래'는 레일라 슬라마니 작가의 작품인데 사실 처음 읽어보았다. 작가에 대해서도 잘알지 못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작가로 소개되고 있는 작가 답게 달콤한 노래 역시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달콤한 노래

 

      줄거리

    유능한 변호사였던 미리암은 아이를 출산하면서 경력단절 여성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이루었던 것들이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에 빠진 미리암은 남편인 폴과 상의하여 보모를 구하기로 한다. 

    그래서 루이즈라는 보모를 구하게 된다. 루이즈는 집안의 모든 일들을 잘 해낼 뿐 아니라 아이들도 너무 잘 돌봐주었다. 그렇게 루이즈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미리암. 그리고 폴은 만족감을 느끼며 행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미리암과 폴이 가정의 평안을 찾아갔지만 정작 루이즈의 가정은 그렇지 못했다. 사실 루이즈는 항상 좋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으며 현재도 그렇다. 루이즈에게도 딸이 있지만 미리암과 폴의 자녀들을 돌보느라 딸에게는 관심을 쏟지 못하고 있다. 

    루이즈는 미리암과 폴의 가정에서 보모로 지내는동안 안정감있는 그 가정에 집착을 하기 시작한다. 갈수록 집착이 심해지던 어느 날 루이즈는 자신이 보모로 계속있을 수 있는 방법은 새 아이가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금의 아이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루이즈는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 만다. 

      밑줄들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 그녀는 모든 것이 다 두렵다. 특히 아이들이 죽을까 두렵다. 친구들이나 폴에게 그런 말을 꺼내지는 않지만 모두들 틀림없이 다 그런 생각을 하리라 믿는다. 자기처럼 다른 사람들도 아이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 몸이 시신이라면 어쩌나, 저 눈을 영영 감고 있으면 어쩌나, 하고 생각한 적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 달콤한 노래, 레일라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중에서

    루이즈는 서서히 아이를 길들인다. 날마다 그녀는 늘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아, 길 잃은 어린 여자아이, 어딘가에 갇힌 공주, 무시무시한 식인귀들이 내버린 성. 루이즈의 이야기 속 풍경은 코가 비틀어진 새, 다리가 하나인 곰, 침울한 유니콘 등 기이한 동물들로 가득하다. 꼬마는 입을 다문 채 말이 없다. 아이는 그녀 곁에 앉아 이야기에 집중한 채 다음에 일어날 사건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등장인물들을 다시 나오게 해달라고 조른다. 이 이야기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애써 기억을 떠올리거나 상상할 필요도 없이 그녀에게서 술술 흘러나온다. 그런데 착한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기는 하나 결국은 죽고 마는 이런 잔혹한 이야기들을 그녀는 어떤 검은 호수, 어떤 깊은 숲에 가서 낚아온 것일까? - < 달콤한 노래, 레일라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중에서

    폴은 이렇게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가끔 걱정한다. “우리가 자기를 착취한다고 나중에 루이즈가 뭐라고 하는 소리는 듣기 싫은데.” 미리암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그에게 약속한다. 그렇게 엄격하고 공정한 자신이 왜 미리 그 일을 제대로 해놓지 않았는지 후회스럽다. 루이즈와 이야기해서 일을 분명하게 처리하리라. 루이즈가 그렇게 애써 집안일을 많이 하고 전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놓는 것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나 좋다. 미리암은 끝도 없이 사과의 말을 늘어놓곤 한다. 집에 늦게 올 때 그녀는 “잘해주시니까 부탁을 더 드리게 되네요. 정말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루이즈는 늘 “그게 제 일인걸요. 아무 걱정 마세요.”라고 답한다. - < 달콤한 노래, 레일라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중에서

    루이즈는 정말이지 주말이 너무 싫다. 스테파니가 함께 살던 시절, 그 아이는 일요일에 왜 아무것도 안 하느냐고, 루이즈가 다른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활동들을 자기는 왜 못하느냐고 투덜거리곤 했다. 스테파니는 할 수만 있으면 집 밖으로 나돌았다. 금요일이면 동네 아이들과 밤새 밖에서 지냈다...(중략)...그러다가 주말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어느 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더 이상 보비니 집에는 스테파니를 붙드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전 그만둔 고등학교도. 루이즈도. - < 달콤한 노래, 레일라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중에서

    물론 그냥 끝내면, 모든 것을 멈추면 된다. 하지만 루이즈는 그들의 집 열쇠를 가지고 있고,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의 삶 속에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이제 밖으로 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들이 그녀를 밀어내도 그녀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이 작별 인사를 해도 그녀는 문을 두드려대고 안으로 들어올 것이며, 상처받은 연인처럼 위험할 것이다 - < 달콤한 노래, 레일라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중에서

      느낀점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소설은 섬뜩한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첫 문장의 분위기로 알 수 있듯이 '달콤한 노래'는 스릴러 소설이다.  그러나 소설은 한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 전체의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여러가지 사회 문제중 여성복지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두 여인 미리암과 루이즈는 환경은 다르지만 처한 상황은 유사하다. 미리암은 변호사로서 잘해내고 있었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 일을 그만두게 된다. 남편은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육아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런점에서 미리암은 아이문제로 인해 자신을 잃게되는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루이즈 역시 어려서부터 보호받지 못한 여성이었다. 미리암은 육아로부터의 해방을 루이즈는 안정된 가정을 통해 자신을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결국 두 여인은 자신의 안전을 지켜내지 못한다. 결국 보호받지 못한 두 여인을 통해 사회안전망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어찌보면 사회는 가장 약한 자들에 대한 안전망이 곧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는 존재들로부터 안전이 위협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복지가 곧 사회의 안전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보자면 출산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