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 - 어려운 철학을 실생활에 쉽게..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일본 작가 야마구치 슈의 책이다. 평소 철학에 관심을 갖지만 선뜩 읽기 쉽지는 않다. 그만큼 철학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 인식을 조금이나 깨는 책인 듯 싶어 한번 읽어보았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책표지

주요내용

철학이 어렵고 따분하게 느끼는 이유는 실생활에 적용되는 점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에 관심은 있지만 읽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이러한 점을 직시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저자 야마구치 슈는 철학을 현생에 쓸모없다고 여기는 이유가 철학을 현대인의 비지니스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만약 철학을 비지니스와 연결시키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현대인의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는 철학과 비지니스를 연결할 수 있는 50가지의 철학 사상을 소개한다. 저자가 뽑은 50개의 철학 사상은 철학사상을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춘게 아니라 철학이 어떻게 비지니스와 연결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철학과 관련된 사상은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그에 따르는 적용점을 주로 서술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50가지의 철학 사상들과 그 연결점을 다 읽고 나면 철학에 대한 소양과 그 적용점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밑줄들

철학이없는 권력자의 위험성

• 교앙 없는 전문가야말로 우리의 문명을 가장위협하는 존재다.
• 전문 능력이 있다고 해서 교양이 없거나 매사에 무지해도 되는 것일까?
<일본 아스펜 연구소홈페이지에서 인용>

참으로 강렬하다. 철학을 배우면 어떤 일에 도움이 된다거나 멋있어 보인다거나 현명해진다는 것이 아니고 철학을 배우지 않고 사회적 지위만 얻으면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 한마디로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p.6)

르상티망ressentiment을 여느 철학 입문서에서처럼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한마디로 시기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니체가 제시한 르상티망은 우리가 시기심이라고 여기지 않는 감정과 행동까지도 포함한 조금 더 폭넓은 개념이다.

이솝우화에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있다. 여우가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손이 닿지 않았다. 결국 이 여우는 “이 포도는 엄청 신 게 분명해. 이런 걸 누가 먹겠어!”라며 가 버렸다.

니체는 대표적인 예로 기독교를 들었다. 니체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던 유대인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부와권력을거머권 로마인 즉지배자를선망하면서도증오했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도, 로마인보다 우위에 서기도 어려웠던 그들은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어 내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우리는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쪽이다. 부자와 권력자 들은 신에게 미움받고 있어서 천국에는 갈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웠다. 니체는 신이라는, 로마인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가공의 개념을 창조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강자와 약자를 반전시켜 심리적인 복수를 꾀한 것이라고 셜명한다,

이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열등감을 노력이나 도전으로 해소하려 하지 않고 열퉁감을 느끼는 원천인 ‘강한 타자’를 부정하는 가치관을 끌어내 자신을 긍정하려 한사고관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사고관을 심섬치 않게찾아볼수있다. -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지은이),김윤경 (옮긴이) > 중에서

구원 여부도 불확실하고 현세에서의 선행도 의미가 없다면 사람들이 쉽게 허무 사상에 빠져들 수 있다. 혹은 현세에서 어떤 삶을살아가든 구원받을 자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쾌락을 쫓으며 시는과감한 선택을 내리기 쉬울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물론 그런사람도 있었겠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전능한 신에게구원받기로 미리 정해진 사람이라면 금욕적으로 천명(독일어로 beruf,이 단어는 ‘직업’이라는 돗으로도 사용됨-옮긴이)을 다해 성공하는 인간일거라 생각하고 ‘자신이야말로 구원받기로 선택된 언간’이라는 증거를 얻기 위해 금욕적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는 것이 막스 베버의논리다,

천박한 합리주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베버의 주장이 궤변으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습 심리학에서 이미 ‘ 예고된 대가’가 오히려 동기 부여를 감퇴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는사실을 상기한다면, 인간의 동기라는 것이 ‘노력 • 대가’라는 단순한 인과관계로 유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p.79)

아렌트가 의도한 것은 우리가 흔히 악 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 즉 악은 평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이상한 점이 있는 특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대 민족에 대한 증오나 유럽 대륙에 대한 공격심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출세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그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경위를 방청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궁극적으로 세상에는 두 가지 삶의방식이존재한다.

1. 현행 제도를 부여된 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어떻게 잘해 나갈까에 사고와 행동을 집중하는 방식
2. 현행 제도를 부여된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도 자체를 더 나은것으로 바꾸어 가는 데 사고와 행동을 집중하는 방식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1을 선택하는 것 같다. 서점에 즐비한비즈니스 도서 코너를 가 보면 알겠지만, 베스트셀러로 불리는 서적은 대부분 1의 논점에 따라 쓰였다.(pp.99-101)

매슬로가 자아실현적 인간이라고 인정한 사람들은 고립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소위 인맥이 넓지 않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공한사람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 우리는 대개 지인이나 친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확실히 친구나 지인이 많으면 일을 소개받을 때나 힘든 일이 있 을 때 도움을 얻기가 수월하다. 그렇기에 페이스북의 친구 수나 트위터의 팔로어 수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매슬로의 고찰에 의하면 성공한 인물들 가운데서도 두드러지는 자아실현형 인간은 오히려 고립 성향이 있고, 극소수 사람들과만 깊은 관계를 유지한다. 이 매슬로의 지적은 소설미디어를 통해 점점 ‘얄고 넓어지는’ 우리의 인간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p.108)

우리는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을 만들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 시스댐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시스템이 원래 있던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되레 다른 문제만 더 불거지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경향은 인사 평가 제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중략)...

규칙이나 시스템으로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면 거기에는 자연히 소외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오히려 자발적인 이념과 가치관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중요하지않겠는가?(p.198)

이제 공정한 세상 가설의 다른 문제점을 지적해 보겠다. 이 가설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주 반대의 추정을 한다. 즉 성공한 사람은성공할 만큼의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하므로 반대로 무언가 불행한상황에 처한사람을 보면 그런 일을 당할 만한 원인이 당사자에게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소위 ‘피해자 비난’이라고 부르는 편견이다, 실제로 세상에는 자업자득’, 인과응보’, ‘남을 저주하면 자신에게도 재앙이 돌아온다’, ‘뿌린 대로 거둔다’ 둥 약자를 비난하는속담들이있다...(중략)...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그러한 세상에서 한층 더 공정한 세상을 목표로 싸워 나가는 일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요, 의무다. 남모르는 노력이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사고가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자. (pp.262-263)

느낀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었을까'는 철학에 대한 관심이 늘 있지만 실제로 읽지는 못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대부분 철학책을 읽다가도 그래서 이게 지금 나와 무슨상관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점이 해소되고 오히려 철학적 사고를 갖는 것이 비지니스나 인간관계에서 훨씬 좋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뚜렷한 자기주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고 휘둘리지 않게 될 것같은 기분이 든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서 언제부터인가 인문학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전까지 기술과 인문학의 관계를 신경쓰지 않았던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의 말에 의해 그 접목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과학이 발전한 이 시대의 고대유물처럼 보이는 철학이 왜 필요할까? 생각하며 살지만 실제로 모든 분야에서 철학은 필요하다. 정치철학, 미술철학, 종교철학 등등 많다. 사실상 이런 철학을 지니지 않은 자들이 높은자리에 앉아 실용성만 따지다 보니 사회가 엉망이다.

저자는 그것을 책 시작에서 교양없는 전문가가 문명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요즘 사회를 보면 이 말이 사실이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책안엣 말하고 있는 다양한 철학사상과 그 적용은 우리 삶에 매우 필요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이제 조금 철학을 읽을 마음이 생기긴했다. 하지만....여하튼 좋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