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을 나갔습니다 (신은영) - 단톡방으로 상처주는 아이들에게

'단톡방을 나갔습니다'는 신은영작가의 글과 히쩌미 작가의 그림으로 집필된 동화책이다. 어린이 도서를 읽는 일은 흔하지 않은데 독후감 선정도서라고 해서 한 번 읽어보았다. 초등학생들의 친구문제 그리고 단톡방에서 일어나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톡방을 나갔습니다. 책표지

줄거리

 4학년이 된 초록이는 새로운 학급에서 친구가 없을까봐 걱정스럽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새리와 하린이 그리고 지애와 친구가 되었다. 친구가 된 넷은 단톡방을 만들고 자기들만의 암호까지 만들며 친하게 지낸다. 

그렇게 수월할 것만 같았던 학급생활.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새리는 초록이를 질투하게 되고 초록이에 대해서 거짓소문을 퍼뜨린다. 이후 초록이는 세명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된다. 홀로 외롭게 지내던 초록이. 

그러나 곧 새리의 거짓말이 들통나고 이번에는 새리를 왕따시키는 지애와 하린이와 초록이가 함께 한다. 하지만 초록이는 마음이 불편하다. 지애와 하린이는 새리를 단톡방에 초대해 골탕먹이자고 계획을 짜고 어쩔수없이 동의한 초록이는 불편한 마음에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되었을 때 초록이는 새리를 골탕먹이는 대신 서로를 용서하며 단톡방을 나온다.

느낀점

학생시절 친구는 매우 중요하다. 어른들은 인간관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친구로 이루어진 그룹이란 자신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단톡방을 나갔습니다’를 지은 신은영 작가는 뉴스에서 단톡방으로 친구를 괴롭히는 기사를 보고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실제로 뉴스를 보면 정말 이런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단톡방에 아이를 초대해서 단체로 욕을 하거나 채팅지옥이라고 해서 계속해서 알람이 뜨도록 하는 방식으로 친구를 괴롭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이런 일들이 4학년인 너무 어린 초등학생의 일이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부작용 중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을 보면서 기술의 발전이 사람을 성숙하게 하는 것과는 조금은 반 비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을 기술이 아닌 참다운 놀이로 가르치는 학교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동화책이라 성인들에게는 그다지 감흥이 오지 않을 수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읽히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밑줄들

“새리야, 선생님이 아까 창의적으로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순간 새리 눈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까 초록이 말이 맞네. 선생님이 다른 거 베끼지 말라고 하셨잖아.” 하린이가 초록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이건 우리가 직접 쓰는게 맞는 것 같아.” 새리 쪽으로 몸을 돌리며 지애도 맞장구쳤다.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새리의 오른쪽 입꼬리가 찌그러졌다. “그래? 그럼 뭐, 그렇게 해……” 새리 표정을 살피던 초록이가 얼른 새리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새리야, 이 부분은 네가 잘할 것 같은데. 어때?"(p.27)

‘아휴, 불편해. 도대체 이게 뭐야….’ 초록이는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 때마다 새리가 단톡방에 덩그러니 남겨진 모습을 상상했고, 그보다 통쾌한 복수는 없을 거라 믿었다. 그런데 막상 새리가 소외되는 모습을 보자 즐겁기는커녕 짜증나고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록이 마음은 묘하게 일그러졌고, 마치 얽힌 실타래에 단단히 묶인 것만 같았다. 세차게 고개를 털고 초록이가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p.95)

가늘게 흐느끼던 새리가 고개를 푹 숙이자 며칠 전 복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목덜미가 드러났다. 새리 주변에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자 이번엔 목덜미뿐만 아니라 팔이며 손까지 모두 투명한 사이다처럼 보였다. ‘그냥 친하게 지내면 되잖아. 새학기 첫날처럼, 꼭 그날처럼….’ 햇살 아래에 새리를 남겨두고 초록이는 놀이터를 지나쳤다. 한 걸음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새리 얼굴이 떠올랐다.(p.108)

예전에는 친구들을 직접 만나 놀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요즘은 온라인으로 관계가 이어지는 것 같아요. 만나자는 사소한 약속은 물론, 중요한 대화를 할 때에도 단톡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니까요. 이제 온라인 대화는 우리 삶의 한부분이 되었어요.<단톡방을 나갔습니다.>에서도 아이들은 단톡방을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지요. 단톡방으로 초대한다는 건 친한 무리에 함께한다는 뜻이고, 동질감과 친밀감을 공유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p.122)

<단톡방을 나갔습니다>는 단순히 ‘단톡방 장난을 치지 말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가 아니예요. 동화속 아이들을 통해 각자의 선택에 따라 행동과 결과가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친구를 배려하는 자세야말로 관계를 단단하게 이어가는 열쇠라는 사실도 꼭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오늘도 우리는 단톡방에서 온갖 이야기를 하며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주고받은 대화와 이모티콘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배려가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우정이 더 견고하고 풍성해지길 기대하고 있을게요.(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