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내용
강원국 작가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는 단순한 말하기를 넘어 말의 본질과 어른다운 소통의 의미를 깊이있게 다른 책이다. 저자 강원국은 말을 단순한 기술이 아닌 '공유'로 보고 말하기는 진정성과 존중을 담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던 경험에서 배운 '쉽고 공감 가는 말'의 중요성과 함께, 말은 듣는 사람의 것이라는 인식을 통해 책임있는 소통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론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조언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화려한 언변보다 진정성 있는 표현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말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연습으로 발전하는 것임을 강조하며, 매일 자신의 말과 태도를 돌아보는 성찰을 하기를 권면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읽기를 넘어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적 소통안내서이다.
밑줄긋기
나도 아들의 말을 그렇게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들어주기보다는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아들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기 일쑤다. 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비의 마음이라 여기지만, 사실 내 입장이다. 그럴 때면 나의 옛 상사와 아내를 생각한다. 아들의 처지에 서본 뒤 내가 하고싶은 말보다 해줄 수 있는 일을 생각하려 애쓴다(p.14)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일은 값진 만큼이나 실행하기도 어렵다. 어떻게 해야 진정성이 느껴지게끔 말할 수 있을까? 우선 솔직해야 한다. 숨기는게 없어야 한다. 투명해야 한다. 가식과 꾸밈이 없어야 한다. '체'를 하거나 '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이 곧 그 사람이어야 한다. 거짓이 없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하는 말이 다르지 않아야 한다. 이 사람에게 한 말과 저 사람에게 한 말이 같아야 한다. 머릿속 생각과 말이 일치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pp.20-21)
내 경험으로는 구설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그 하나는 남들이 흉볼 때 거들지 않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말조심하는 것이다.(p.61)
프랑스 작가 장자크 상페는 '뉴욕스케치'라는 책에서 대화 잘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뉴요커들의 말버릇을 관찰해보니, 대화에 능한 사람은 두 가지를 잘하더라는 것이다. 바로 감탄과 질문이다. 상대방 이야기에 습관처럼 감탄사와 물음표를 달아준다. "정말?", "와우 대단해!"라고 반응하고 "그래서 어찌 됐는데?", "그랬더니 뭐래?"하며 상대의 말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낸다. 즉 대화를 잘하려면 경청, 공감, 질문, 이 세 가지를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듣고 공감해주고 묻는 것이다. "그랬구나", "힘들어겠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이렇게 말이다.(pp.121-122)
명확하게 말하기 위해 피해야 할 다섯 가지가 있다. 불명확 5적이다. 첫 번째 적은 전제조건을 다는 것이다...(중략)...두 번째 적은 말끝을 흐리는 것이다. 얼버무린다고도 하는데, 끝까지 말하지 않고 말줄임표로 말을 마친다.'~같다', '~인 듯하다', '~로 보여진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중략)...세번째 적은 주어를 빼고 말하는 것이다. 사돈 남 말 하듯 하는 것이다. 방송기자들이 자주 쓰는 '~라고 알려졌습니다'..(중략)...다섯번째 적은 이중부정과 피동형이다. '꼭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등과 같이 비비 꼬아 이중부정하거나 '~라고 예측한다', '~라고 부른다'하면 될 것을 '~로 예측된다', '~라고 불리운다'와 같이 피동형으로 말한다. (pp.145-146)
혼잣말에는 감정치유 효과도 있다. 후회되거나 미련이 남는 일이 있으면 이렇게 혼자 말한다. '안 하길 잘했어. 역량도 안되는데 했다가 잘못되면 어쩔 뻔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아쉽게 놓친 거라면 다시 기회가 올 거야'. 이런 말들로 다독이고 나면 훌훌 털리고 마음이 풀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기성찰이란 것도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게 맞아? 그리하면 누구는 이런 영향을 받을텐데. 그러면 그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혼잣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지금 한번 시작해보라. 자기와의 대화, 많을수록 좋다.(p.258)
개인평점 3 / 5
평소 글쓰기와 말하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런 관심속에서 강원국작가를 '대통령의 글쓰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당시에 글을 읽고 글쓰기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책을 읽어보았다.
말하기가 내가 주체가 아닌 듣는 사람이 주체라는 말에 상당히 공감이 되었다. 말이 내것이라고 생각해서 막말하지만 실상 말은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떠나는 순간 듣는 사람이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 저자의 주장에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실생활에서 쓰게되는 다양한 상황속에서의 말에 대해 알기쉽게 잘 설명해주어서 어른답게(=품격있게)소통하는 법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로 채워진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물론 말에 대한 많은 책들과 강연이 있기 때문에 해 아래 새것을 찾기가 힘들었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